September Log (2026)

쌀쌀해진 날씨에 너도나도 맹구가 되는 계절에 2026년 여름의 마지막을 기록한다.

콧물

나는 어렸을때부터 코피가 자주나고, 코도 자주막혔다. 비염과 알레르기가 항상 있는 상태로 살아왔다.

코가 많이 나는 것은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공부나 운동을 하려해도 숨이 잘 안쉬어지니 집중을 해치기도 하고, 직장을 다닐때에도 인상에 큰 영향을 준다. 더군다나 이런 환절기에는 재체기가 너무 나와서 컨디션에도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콧물과 함께 살아오니 이제는 그냥 체념하고 받아들이게된다. 가끔 눈물 콧물이 쏟아지며 지저분할 때가 있지만 어쩌겠는가.. 올해는 제발 조금만 덜 오렴…

공부

최근에 결심을 하나해서 퇴근 후에 항상 공부를 하는 게 생겼다. 근데 직장 생활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엉덩이를 붙이고 공부하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 나는 학생때도 딱히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는 학생도 아니었고, 개발을 할때에도 항상 환기를 많이 하면서 하는 사람이라, 책과 인강을 보며 진득하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부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처음에 시작할 땐 내가 왜 직장을 다니면서 힘들게 살아야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앞으로 30~50년을 좌우할 수 도 있는 것이라면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에는 학원을 가는 것도 눈치보이고, 독서실을 끊는 것도 눈치가 보였었는데 이제는 내가 내 돈을 내서 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굉장히 편안하다. 또한, 내 돈 내고 하는거니까 다른 짓을 안하고 집중하게 된다. 안되면 나말고 손해보는 사람이 없어진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아무래도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주기적으로 만나던 사람들의 횟수도 줄어들고, 연인과 함께하는 시간도 줄어든다. 이에 대해서는 여자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함께 고민 후에 시작하게 되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진 모르겠으나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나 자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재밌게 하고있다. 이 결심을 내년까지도 잘 이끌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할머니

내 첫 기억의 할머니는 시골까지 오랜 시간 차를 타고 가느라 지친 아이의 모습을 안아주시며 우리 강아지라고 불러주신 기억이다.

내가 4~5살 때에 할머니와 작은 아빠 집에 맡겨져 반년 정도 살기도 했고, 손주 중에 할머니와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60년 넘게 야채 장사를 하시며 수많이 베이셨을 깊은 주름이 파인 손을 잡고 마트에 가서 과자를 사달라고 했던 어린 아이에 땡깡을 받아 주시고, 마트에서 사온 과자를 입에 물고 할머니 집으로 가던 기억도 흐릿하게 남아있다.

그런 할머니께서 최근에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이 달에는 시골에 다녀왔다. 할머니를 뵙고 든 생각은 어느새 날이 저무시는 곳에 다다르신 것 같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가면 언제든 나오셔서 반겨주시던 걸음도 이제는 고목이 되어 움직이기 어려워 지셨다. 손주에게 뭐라도 더 먹이려고 하셨던 손도 이제는 당신의 식기를 드는 것도 버거워지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변 사람이 약해져가는건 언제 봐도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다. 남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실 수 있고, 우리도 추억할 수 있도록 여유가 되는대로 다시 가야겠다고 생각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지만, 나는 이기적이게도 우리 할머니에게 다가오는 시간은 조금이라도 늦기를 또 편안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