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의 끝자락 혹은 가을의 첫 바람에서 8월의 기록을 시작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9월과 10월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캠핑
5월 무렵, 친한 형들과 캠핑을 다녀왔다. 올해 초부터 캠핑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었다. 사실 나는 꽤 깔끔한 성격이라 야외에서 잠을 자는 데 익숙하지 않고 벌레에도 약하다.
그럼에도 자연의 바람을 맞으며 음식을 해 먹고, 불을 바라보다 별이 떨어지는 광경을 마주하는 일이 무척 좋게 느껴졌다. 마침 오래전부터 캠핑을 해 온 친한 형이 있어 함께 가도 되는지 물었고, 그렇게 포천으로 캠핑을 떠나게 되었다. 캠핑에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가장 좋은 점은 전자 기기에서 벗어나 텐트를 치고 식사를 준비하는 등 눈앞의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할 일을 마친 뒤에도 함께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집에 있을 때와는 자연스럽게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 같다. 8월에는 여자친구와 글램핑을 떠나 맛있는 음식을 해 먹고 계곡에서 신나게 놀았다. 나는 생각보다 자연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오디세우스
올해 초부터 손꼽아 기다린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선으로 다시 풀어낸 작품이다. 익숙한 오디세우스의 귀향담 위에 놀란 특유의 연출과 해석이 더해져, 잘 알려진 이야기임에도 새롭게 다가왔다.
감상은 한마디로 정말 좋았다. 상상 속에만 머물던 신화적 장면들을 생생한 영상으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장면마다 차곡차곡 쌓인 긴장과 감정이 마지막 절정으로 이어지는 때까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완전히 빠져들었다.
신과 같은 영웅으로 그려지는 오디세우스 역시 결국 한 인간이다. 영화는 그가 전쟁터와 귀향길에서 마주하는 고민과 죄책감, 그로 인한 고통을 놀란 특유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 낸다. 칼립소의 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시간을 비선형적으로 섞어 결국엔 현재로 돌아와 그 의미를 찾게 만드는 연출은 놀란이 세계에서 최고가 아닌가 싶다.
AI를 남용하는 사람들
최근 논쟁이나 토론이 오가는 자리에서 AI가 작성한 답변을 그대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나는 이러한 방식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단순히 AI가 작성했다는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실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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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이 빠진 답변에는 의미가 없다. 서로 시간을 들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 AI의 답변을 그대로 전달하는 일은 대화 상대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를 진정한 의미의 “논의”라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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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전체 맥락보다 특정 단어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끼리 대화할 때조차 앞선 맥락과 배경을 아는지에 따라 말의 의미는 달라진다. 하물며 AI가 그 맥락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 논의의 본질에서 벗어나 특정 단어나 표현만 문제 삼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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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장황하다. 핵심과 전달하려는 바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간단한 말조차 불필요한 정보와 함께 길게 늘어놓곤 한다. 결국 상대는 자신도 생성할 수 있는 AI의 답변을 해석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이는 의견을 나누는 사람의 시간을 빼앗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