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원이 되기 위해선 리더십을 이해해야 한다.

최근 커피챗과 인터뷰에서 리더십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채준님은 본인에게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어서 내가 생각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나는 아직 그것을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이야기했다. 그날의 답을 글로 남겨두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이렇게 휘갈겨본다.

좋은 리더십이란?

리더십이란 추상적인 단어를 나는 두 가지 힘으로 이해한다.

  • 팀원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힘
  • 팀이 겪는 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풀어갈 방향을 정하는 힘

두 가지 모두 팀원이라는 존재와 직결된다. 하나는 팀원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일을 완수할 수 있게 돕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팀원들의 의견과 리더 자신의 판단을 종합해 방향을 정하고, 팀 전체가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이다. 팀원이 성장하지 못했을 때, 제 몫을 하지 못했을 때, 팀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팀장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라고 팀원과 다른 권한과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닌가.

문제를 혼자 많이 해결하는 사람보다, 팀 전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들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유능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좋은 팀원이란?

좋은 팀원이 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좋은 리더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팀은 한 사람의 감정이나 동기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그리는 이상과 리더가 그리는 이상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좋은 팀원이 되려면 내 업무만 바라보지 말고, 팀과 리더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것은 리더의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팀의 목표와 제약을 이해해야 필요한 이견을 제시하고, 비어 있는 역할을 메우고, 더 나은 판단을 함께 만들 수 있다.

서론이 길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리더십이 없다고 이야기할까?

단순히 내가 발견한 문제나 병목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좋은 오너십일 수는 있지만, 리더십은 관심과 책임의 범위가 나의 일에서 팀원과 팀의 결과로 넓어질 때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결론은?

내가 생각하는 리더십의 중심에는 팀원이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직 팀원의 장단점과 성향을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도, 팀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나아갈 방향을 조정하는 일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팀원으로서의 판단은 있지만, 팀장으로서 해야 할 판단과 고민은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그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리더십은 팀장이 된 뒤에야 배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좋은 팀원으로서 팀의 전체를 보려고 노력하고, 필요한 이견을 내고, 빈자리를 메우고, 결과를 함께 책임지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연습할 수 있다. 그렇게 책임의 범위를 한 칸씩 넓혀가다 보면 언젠가는 팀장의 자리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팀원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십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리더는 아마도, 좋은 팀원이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 위에서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