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Log

몇년 만에 굉장히 긴 연휴가 있었던 10월을 되돌아봤다. 많은 일들을 정리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도 한 달이었다. 몇 달간 회고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 사실을 잊어버린채 살아가기도 한다. 이번 달도 마찬가지다.

어쩔수가 없다

나는 박찬욱의 복수 3부작 중 올드보이를 최애 영화로 뽑을 정도로 박찬욱 감독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크다. 과연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영화였다. 극에 처음 대사로 “모두 다 이뤘어”라고 이병헌이 말하지만 그 문장이 다음엔 “모두 다 잃었어”로 들리게 된다. 정말 어쩔 수가 없었을까? 주인공의 선택도, 그 가족의 선택도 모두 어쩔 수 없지 않았다. 그건 모두 본인들이 선택했지만, 타인에게 그것을 이해하기 바란다는 작은 죄책감의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나오는 중심 인물들은 대부분 본인의 직업에 종속되어있다 마치 본인이 그 직업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과연 그것이 현명한 삶의 태도인지는 의문이 든다. 결국 주인공은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되찾고 밝은 미래를 꿈꾸지만, 가족 내에서는 작은 어둠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과연 옳은 거래였을까?

좌절

10월의 연휴 시작은 굉장히 좌절스러운 한 주였다. 준비했던 모든 것들이 무산되고, 그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그동안 준비한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잘 해낼거라는 믿음 모두 사라지고, 무기력한 상태로 연휴를 시작했다. 3년여 만에 할머니댁에 방문해 인사를 드리고, 고모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추스르기도 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면서 보냈다.

불과 며칠 전 나는 좌절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금새 좌절이 분노가 되고, 분노가 동기가 되었다. 이런 좌절을 여러번 겪으면 무뎌지게 될까? 아니면 더욱 무기력해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프로그라피

10기 까지 운영된 이름이 친숙한 IT 커뮤니티인 프로그라피에 FE 멘토로 합류하게되었다. 11기 부터는 “수익화를 위한 프로젝트”로 방향이 바뀌면서 기존에 기수와는 다르게 운영될 예정이다. 일전에 지인들에게 멘토 역할을 한 적은 있지만, 규모가 있는 커뮤니티에 멘토로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크게 된다.

커뮤니티가 교육의 역할을 하진 않지만, 멘토로서는 어느정도 지식 과 경험을 전달하고, 멘티들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멘토 역할을 하며 멘티 분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이 된다.